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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경제위기에 대한 단상
글쓴이 연구지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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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8-10-20 00:00:00



 


경제위기에 대한 단상



                                   - 박형근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제주대안연구공동체 부원장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파고가 지속되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이 파산하고 있고, 일부 금융회사에 천문학적 재정을 쏟아 붇고 있다. 일부에서는 은행을 국유화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약발이 잘 먹히지 않는 것 같다.


 


미국과 유럽의 주식시장은 물론이거니와 아시아 각국의 주식시장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미국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달러 가치가 형편없이 떨어지는데도 이 땅의 환율은 여전히 상승세이다. 10년 전 외환위기의 추억을 갖고 있기에 느낌이 별로 좋지 않다. 정부 당국자들은 IMF의 재발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반복되는 위기론에 솔깃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국가 부도사태를 피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가올 실물경제 위축 국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걱정되는 일이다. 흥청망청 써대는 미국 사람들의 소비가 얼어붙으면 아시아의 공장들에서는 일손을 놓아야 되고,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면서 체감경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미국 GDP의 40%가 금융에서 나오는 데 이 시스템이 망가졌으니 그 규모가 만만치 않을 듯싶다.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과 그로 인한 경기 호황을 맞보기는 상당기간 어려워질 것 같다.


 


경제 자체도 문제지만 우리사회가 불황에 대한 준비가 일천한 것도 문제지 싶다. 1960년대 경제개발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누려왔고, 과거 성장에 대한 강한 향수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나라 아닌가?


 


성장에 대한 기대와 갈망이 몸속 깊이 각인되어 있는 사람들이 장기간 지속될 경기침체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게 될지 염려스럽다. 제대로 된 공황이라는 것에 대한 경험이 없기에 쉽지 않을 듯싶다. 현 정부의 대응 방식 또한 대책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단기 부양을 위한 부동산에 대한 집착은 식을 줄 모른다.


 


대운하가 어려워지니 서울 도심 재개발에 목을 맨다. 종부세를 무력화하고 양도세 부담을 경감시킨 후 서울 강남이나 강북 요지에 제대로 된 재개발 건 몇 개 터트려서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나아가 풍비박산이 난 월가의 금융업을 모델로 한 금융산업 육성에 대한 집착도 강한 것 같고, 한미 FTA 체결 의지 또한 적지 않아 보인다.


 


이 땅의 지도층은 전 세계적인 거품 붕괴를 목도하면서도 여전히 거품에 기댄 성장에 집착한다. 아직 새로운 대안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를 못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추진하고자 하던 역할 모델들이 붕괴하는 상황이라면 최소한 자신의 기존 입장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은 있어야 하는데도 그러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요지부동이다. 현 정부의 이런 태도가 지속된다면 우리네 생활만 더 피폐해 질 것 같아 걱정이 더 크다.



제주의 경우에도 기존 발전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지 싶다. 무제한적 시장개방으로 성공을 구가하던 아이슬란드나 제주 발전의 대표적 모델로 간주되던 두바이가 직면한 위기의 실체와 문제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기반으로 4+1로 대표되던 제주특별자치도 발전 전략에 대한 재검토와 수정이 필요한 시기이다.


 


지금 우리는 신자유주의 발전전략의 파산을 목도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은 신자유주의 모델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략도 수정되어야 한다. 조만간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흐름이 구체화될 것이고, 대세를 형성해 갈 것이다. 이 흐름을 잘 읽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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